
처음으로 포장이사를 알아보던 때였습니다. 당시 저는 “짐도 별로 없는데 굳이 방문 견적까지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앱으로 대략적인 짐 목록만 체크해서 견적을 받았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이사 당일, 현장에 오신 팀장님이 짐을 보시더니 난색을 표하셨습니다. 옷장 깊숙이 있던 잔짐들과 베란다 창고 짐들이 문제였습니다. 결국 당일에 급하게 1톤 용달차 한 대를 추가로 불러야 했고, 예상치 못한 15만 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했습니다.
계약서에 없던 내용이라 따지기도 애매했고, 이사는 해야 했기에 수업료 냈다고 생각하고 넘겼지만 속이 쓰린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오늘은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이사 비용 거품을 빼고 당일 추가 요금 시비를 원천 차단하는 현실적인 노하우를 정리해 드립니다.
1. ‘방문 견적’은 선택이 아닌 ‘증거 남기기’
많은 분들이 방문 견적을 부담스러워합니다. 하지만 방문 견적의 진짜 목적은 정확한 비용 산출뿐만 아니라 ‘업체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과정입니다.
- 왜 방문 견적이어야 할까?: 전화나 앱으로만 견적을 내면, 나중에 업체가 “현장에서 보니 짐이 설명보다 많다”고 주장할 때 반박할 근거가 없습니다. 업체 직원이 직접 눈으로 보고 견적을 냈다면, 짐 양에 대한 책임은 업체에게 있습니다.
- 최소 3곳 비교: A업체는 인건비를 높게 잡고, B업체는 사다리차 비용을 높게 잡을 수 있습니다. 최소 3곳(대형 프랜차이즈 1곳, 중소형 2곳 추천)의 방문 견적을 받아보면 ‘우리 집 적정 시세’가 보입니다.
💡 Tip: 방문 견적은 대부분 무료입니다. 다이사, 짐싸, 숨고 등 비교 플랫폼을 이용하면 검증된 업체의 방문 견적을 손쉽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2. 견적서, 가격보다 ‘불포함 내역’을 봐라
견적서 총액만 보고 덜컥 계약하면 안 됩니다. 싸게 부른 뒤 당일에 옵션을 붙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아래 표를 참고하여 ‘별도’라고 적힌 항목이 있는지 체크하세요.
| 체크 항목 | 내용 및 주의사항 |
|---|---|
| 사다리차 | 층수에 따라 비용이 다름. 엘리베이터 사용 시 ‘사용료’는 누가 부담하는지 확인. |
| 에어컨/TV | ‘단순 운반’인지 ‘설치 포함’인지가 핵심. 설치비는 별도인 경우가 90% 이상. |
| 특수 작업 | 돌침대, 붙박이장 분해/조립, 피아노 등은 반드시 미리 고지해야 함. |
| 대기료 | 잔금 처리가 늦어져 이사가 지연될 경우 ‘대기료’를 요구하는지 확인. |
3. 추가 요금을 막는 ‘마법의 문구’ (계약서 작성 팁)
구두 계약은 의미가 없습니다. 계약서 하단 ‘특약 사항’ 란이나, 계약 확정 문자 메시지에 다음 내용을 반드시 포함해 달라고 요청하세요.
✅ 필수 특약 문구 예시
- “식대, 수고비 등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추가 비용은 일절 요구하지 않는다.”
- “이사 당일 업체의 판단 착오로 인한 차량/인원 추가 비용은 업체가 부담한다.” (방문 견적 시 유효)
- “물품 파손 시 배상 책임 보험 가입 업체임을 확인한다.”
특히 과거에는 식대(점심값) 요구가 관례였으나,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계약 단계에서 확실히 못 박아두는 것이 서로 얼굴 붉히지 않는 방법입니다.
4. 이사 날짜, 하루 차이로 20만 원 아끼기
비행기 표처럼 이사 비용도 ‘성수기’와 ‘비수기’가 뚜렷합니다.
- 손 없는 날 & 금요일: 수요가 폭발하여 비용이 20~30% 비쌉니다.
- 월말(25일~말일): 전세 만기, 월세 계약 종료가 몰려 비쌉니다.
가능하다면 ‘평일(화~목)’이면서 ‘월 중순’에 이사 날짜를 잡으세요. 이 날짜만 잘 골라도 20~30만 원은 기본으로 절약할 수 있습니다.
5. 짐 줄이기: 버리는 것이 남는 것
이사 비용은 ‘톤(Ton)수’에 비례합니다. 5톤 트럭 한 대로 끝날 짐이 6톤이 되면 차량 한 대와 인건비가 추가됩니다.
- 폐가전 무상방문수거: 대형 폐가전(냉장고, 세탁기 등)은 돈 내고 스티커 붙이지 마세요.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e-순환거버넌스(1599-0903)’를 이용하면 기사님이 직접 방문해 무료로 수거해 갑니다. (이사 1~2주 전 예약 필수)
- 안 쓰는 가구 정리: 당근마켓 무료 나눔이나 기부 단체(아름다운 가게 등)를 활용해 짐의 부피를 줄이세요. 가져가서 버리면 운반비만 더 듭니다.
📝 요약 및 결론
이사는 단순히 짐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비용 때문에 기분 상하는 일이 없으려면 ‘기록’과 ‘비교’가 필수입니다.
- 귀찮아도 방문 견적을 받아 짐의 양을 업체와 합의한다.
- 계약서에 추가 요금 불가 특약을 넣는다.
- 폐가전 무상수거 등을 이용해 짐의 부피를 최대한 줄인다.
이 세 가지만 기억하셔도 “호구 잡혔다”는 말은 듣지 않으실 겁니다. 꼼꼼히 준비하셔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기분 좋은 이사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