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화폐(CBDC)는 무엇이고, 왜 각국이 서두르고 있을까

디지털 화폐를 상징하는 스마트폰 결제 화면이 보이는 장면
이미지 출처: 직접 제작한 이미지 입니다.

요즘 뉴스나 경제 기사에서 ‘디지털 화폐’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이미 카드나 스마트폰 결제가 일상이 된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굳이 새로운 형태의 돈을 만들어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실제로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은 크지 않은데, 왜 각국 중앙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이른바 CBDC라는 새로운 개념을 두고 논의를 멈추지 않는 것일까요.

CBDC는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 화폐를 의미합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은행 계좌 잔고나 간편결제 서비스는 모두 민간 금융기관을 통해 관리됩니다. 반면 CBDC는 중앙은행의 책임 아래 발행되고 관리된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차이를 가집니다. 형태는 디지털이지만, 법적 성격은 현금과 같거나 그에 준하는 수준을 전제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이미 전자결제가 익숙한데, CBDC는 무엇이 다른가

현재의 디지털 결제는 편리하지만, 그 기반은 대부분 민간 영역에 있습니다. 카드사, 은행, 간편결제 플랫폼이 결제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이를 간접적으로 관리합니다. 평상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금융 위기나 대규모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을 때 중앙은행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입니다.

CBDC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논의에서 출발했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도 국가가 직접 보증하는 결제 수단을 유지하겠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민간 결제 수단을 대체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금융 시스템의 바닥을 지탱하는 공공 화폐의 역할을 디지털 공간에서도 이어가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각국이 CBDC 논의를 본격화한 배경

각국이 CBDC에 주목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현금 사용 감소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현금은 이미 일상 결제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금이 줄어드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중앙은행이 발행한 화폐의 존재감도 함께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통화 시스템이 민간 결제 수단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배경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입니다. 특정 금융기관이나 결제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문제가 발생했을 때 파급 효과도 커집니다. CBDC는 이러한 구조 속에서 최소한의 공공 안전망을 유지하려는 선택지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한 디지털 화폐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위기 상황에서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화 정책 측면에서도 CBDC는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정하거나 유동성을 공급해도, 그 효과가 실제 경제로 전달되는 과정은 복잡합니다. 여러 금융기관과 시장을 거치면서 정책 의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CBDC는 자금 흐름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며, 정책 전달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설계 방식과 운용 원칙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편리함과 함께 제기되는 현실적인 질문들

CBDC 논의가 확산될수록 우려도 함께 제기됩니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쟁점은 개인의 사생활과 거래 정보 보호 문제입니다. 모든 거래가 디지털로 기록되는 구조에서, 개인의 소비 내역이 어디까지 들여다보일 수 있는지는 민감한 사안입니다. 이 때문에 각국은 익명성 수준을 어떻게 설정할지, 거래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등을 두고 신중하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기관의 역할 변화 역시 중요한 문제입니다. 만약 개인이 중앙은행에 직접 계좌를 보유하는 형태로 CBDC가 도입된다면, 은행 예금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금융기관의 자금 운용과 대출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나라들은 CBDC를 기존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식으로 설계하려는 방향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CBDC는 하나의 정해진 답이 아니다

중요한 점은 CBDC가 이미 완성된 제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나라별로 금융 구조와 법 제도, 사회적 합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CBDC의 모습도 다양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국가는 개인 간 결제 효율성을 중시하고, 어떤 국가는 금융기관 간 결제 안정성에 초점을 맞춥니다. 같은 CBDC라는 이름을 사용하더라도, 목적과 방식은 크게 다릅니다.

이 때문에 CBDC는 당장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꾸는 제도라기보다는, 통화 시스템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시험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각국이 논의를 서두르는 이유도 즉각적인 도입보다는,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화폐 논의가 남기는 시사점

CBDC는 단순히 결제가 더 편해지는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국가가 돈을 어떻게 정의하고, 디지털 환경에서도 신뢰를 어떤 방식으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를수록, 통화 주권과 금융 안정성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는 더 중요한 질문이 됩니다.

이 흐름을 이해하면, 왜 각국이 신중하면서도 이 논의를 멈추지 않는지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CBDC는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라기보다, 돈의 역할과 구조를 다시 점검하는 과정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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