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떡볶이나 매운 라면을 먹고 나면 속이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입은 괜찮은데 배 안쪽이 따끔거리거나, 가슴 위쪽이 타는 듯한 느낌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매운맛이 강하긴 했지만 왜 속까지 이렇게 반응하는지 궁금해집니다.
매운맛은 혀가 아니라 신경이 느낍니다
우리가 느끼는 매운맛은 단맛이나 짠맛처럼 ‘맛’ 자체라기보다는 자극에 가깝습니다. 고추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이 입안과 위에 있는 감각 신경을 자극합니다. 이 신경은 원래 열이나 통증을 감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매운 음식을 먹으면 실제 온도가 높지 않아도 몸은 뜨겁다고 느낍니다. 입안에서 따갑고, 땀이 나고, 심장이 약간 빨라지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런 신경 반응 때문입니다.
위에서도 같은 자극이 전달됩니다
음식이 위로 내려가면 캡사이신은 위 점막에 닿습니다. 위 점막에도 통증과 열을 감지하는 신경이 있습니다. 자극이 강하면 이 신경이 반응합니다.
위는 원래 강한 산인 위산을 분비하는 기관입니다. 위산은 소화를 돕지만, 동시에 점막을 자극할 수 있는 물질이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점액층과 혈류가 점막을 보호합니다.
그러나 자극적인 음식이 들어오면 위산 분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고, 이미 예민해진 점막은 그 자극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때 속이 쓰린 느낌이 나타납니다.
공복에 더 쓰릴 수 있는 이유
공복 상태에서는 위 안에 음식이 거의 없습니다. 이때 매운 음식이 들어오면 자극이 바로 점막에 전달됩니다. 음식이 충분히 섞여 완충되지 않은 상태라서 체감 자극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매운 음식이라도 식사 중간에 먹는 것과 공복에 바로 먹는 것은 느낌이 다를 수 있습니다.
속쓰림과 위산 역류
어떤 사람은 배보다 가슴이 쓰리다고 말합니다. 위산이 식도 쪽으로 올라오는 경우입니다. 식도는 위처럼 강한 산을 견디도록 만들어진 기관이 아닙니다. 그래서 위산이 닿으면 타는 듯한 느낌이 납니다.
매운 음식은 위산 분비를 자극하거나 위의 움직임을 변화시켜 이런 증상을 더 쉽게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평소 역류 증상이 있는 사람은 매운 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구는 괜찮고 누구는 속이 쓰립니다. 평소 위 점막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달라집니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위 점막이 더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또 이미 위염이나 역류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자극적인 음식이 불편감을 더 쉽게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건강한 위 점막을 가진 사람은 같은 음식에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캡사이신이 항상 해로운 것은 아닙니다
캡사이신이 무조건 위를 손상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소량의 캡사이신이 위 점막 혈류를 증가시키고 보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고합니다.
다만 자극 강도가 높거나 반복적으로 과하게 섭취하면 불편감이 나타날 가능성은 커집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온도도 영향을 줍니다
매운 음식은 보통 뜨겁게 먹습니다. 높은 온도 자체도 점막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열 자극과 캡사이신 자극이 동시에 작용하면 체감 쓰림은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국물 요리는 위 안쪽에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자극 범위가 넓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속이 쓰릴 때 몸에서 일어나는 일
속쓰림은 위 점막이 자극을 받았다는 신호입니다. 위산과 자극 물질이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되면서 화끈거림이나 따끔거림으로 인식됩니다.
일시적인 자극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가라앉습니다. 그러나 통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위 점막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자극에 대한 개인 차이입니다
매운 음식을 먹고 속이 쓰린 이유는 캡사이신 자극과 위산 반응, 점막 상태가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자극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개인의 위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에 따라 달라집니다.
입안의 매운맛은 몇 분이면 사라지지만, 위에서는 조금 더 오래 반응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극이 강할수록 체감 쓰림도 커집니다. 매운 음식은 혀뿐 아니라 위에도 신호를 남깁니다.